지금, 우리 시대 청년의 엔진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불안정한 현실이 미래를 좀먹고, 청년인데 청년이 아닌 것 같은, 이미 어른인데 어른이 아닌 것 같은 청년의 초상이 우리 시대의 표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나’의 오늘이 불확실성의 위기에 처해 있는데,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임을 확신할 수 있을까? 오늘의 내가 미래의 ‘나’로 생존할 수 있을까? 이러한 존재론적 질문들을 무대 언어로 표현하고 싶었다. 어둡고 우울한 우리 시대 청년세대의 한 단면을 ‘황홀한 악몽’의 형태로 그려보고자 했다.
불안하고 우울한 시대의 강을 건너고 있지만, 그러함에도 엔진 오일 교환하고 시동 버튼 눌러 부릉부릉 어디로든 떠나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격려의 메시지도 한 잔의 칵테일에 담아 건네는, ‘청년세대의 희망 정거장’ 같은 공연을 올려보고 싶다.
그리하여 천국과 지옥의 경계에 있다는 ‘천옥’행 열차가 코델아트홀 무대에 세운 뱅뱅 스테이션에 정차하게 되었다. 이 열차의 기적소리가 널리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 많은 관객들이 극장에 들러 ‘천옥’행 열차에 탑승해 주셨으면 좋겠다.
● 시놉시스
말도 안 되는 일이 종종 벌어지는 세상이다. 우리의 주인공 세종에게도 그런 일이 닥쳤다. 어느 날 갑자기 직장에서 해고됐는데, 직장뿐 아니라 삶 자체를 도둑맞아 버린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이 스토리는 세종이 쓰는 소설 속 내용이다.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실제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픽션일까? 실제와 허구의 경계가 무너지고, 세종은 그 경계 지점의 ‘뱅뱅 스테이션’을 맴도는 처지다. 오, 그런데 세종에게도 기회가 왔다. 누군가의 삶을 빼앗아 다른 사람으로 변신할 기회가… 세종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열대야의 악몽’ 같은 이야기 속으로 관객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태기수 작가는 1998년 월간 <현대문학> 신인공모 중편소설 당선 이후 소설과 희곡을 넘나들며 왕성한 창작 활동으로 중견 작가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갖추고 있다. 마술적 사실주의 작품을 발표해 온 태기수 작가가 그려낸 ‘뱅뱅 스테이션’은 폐쇄적 이야기 구조 속에 분절된 관계와 고립된 자아의 몽유를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태기수 작가의 소설‘물탱크 정류장’을 원작으로 하며, 2013년 남산예술센터와 스튜디오 반이 공동제작을 통해 동명의 연극이 초연된 바 있다.
11년이 흐른 지금, 한층 업그레이드 된 대본을 통해 더욱 탄탄하고 밀도높은 스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 출연진
김필, 이창수, 김영미, 김태완, 하진, 조은유, 안나래
● 스태프
조명 장영섭 | 음향 김서영 | 조연출 오승현 | 홍보 · 마케팅 · 그래픽 ㈜크림컴퍼니 | 기획 박소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