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눈은 세상에 나온 후로 ‘색’을 자연스럽게 인식한다. 그러나 그러한 인식은 눈과 뇌에서 형성되어 느끼는 감각일 뿐, 물체 고유의 물리적 성질은 아니다. 각자의 눈과 뇌에서 형성된 감각속의 ‘주관적 색’과 세상 속 고유의 물체가 띄고 있는 ‘객관적 색’은 동시대에서 현존하며 살아간다. 빛을 흡수하고 반사하는 결과로 나타나는 수 없이 많은 색이 함께 공존한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우리도 살면서 수많은 경험을 하며 광활한 세계 속에서 수없이 다양한 것들을 흡수한다. 흡수한 경험은 나를 행복하게 하는 무언가가 되기도, 때론 나에게 짐이 되는 무언가가 되기도 한다. 분명한 건 그렇게 흡수한 모든 경험이 한 데 모여 내가 살아가는 데 든든한 발판이 되어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로소 `색'이 되어 나타난다.
이번 전시 ‘까망딱지’는 작가 본인들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낸 ‘색’을 시각적인 효과, 색 자체의 유기적인 구성, 개인의 선호와 의문에 대한 답과 같은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로써 그림을 감상하는 관객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색은 무엇인가? 어떠한 것들을 흡수하여 비로소 무슨 색으로 빛났는가?’
남경민, 박지은, 박세연, 송원강, 신현진, 유은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