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성북구립미술관 기획전시
서세옥5주기 추모전 《시인詩,人 산정》 개최
● 성북구립미술관, 수묵 추상의 거장 산정 서세옥(1929-2020) 타계 5주기 추모전 개최
● 전통 문인화를 계승하면서 현대적 추상성으로 동양화의 지평을 넓혔던 산정의 예술세계를 시(詩)와 연관 지어 보다 풍성하게 조망.
● 산정 서세옥이 직접 기획하고 출간한 한시집 『무송재시고(撫松齋詩稿)』(2018)를 포함, 중국 유람 당시 직접 쓴 한시와 회화의 어우러짐을 감상할 수 있는〈백두산 천지〉(1990), 〈청산리〉(1990), 산정의 화론이 집약된 대표작 〈구름이 흩어지는 공간〉(1977), 〈장생〉(1970), <사람들>(1994) 등 주요 작품 44점 및 자료 공개.
■ 기획 의도
성북구립미술관에서는 2025년 하반기 서세옥 5주기 추모전으로 《시인詩,人 산정》을 개최한다. 전통적인 문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현대 한국화의 지평을 넓힌 화가로 평가받고 있는 서세옥을 ‘문인(文人)’으로 소환하여 삶과 철학을 보다 깊이 조망하고자 하는 것이다. 산정의 시문은 그동안 한국 화단에도 많이 알려진 바 없었으나 이번 전시를 통하여 평생 사람과 자연이라는 주제에 천착해온 산정의 예술세계를 시와 연관 지어 보다 풍성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직접 쓴 한시들과 그림에 담긴 화론을 비교 감상함으로써 산정의 깊은 화도(畫道)를 체감케 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1929년생인 서세옥은 한문학에 깊은 조예가 있는 집안에서 태어나 일찍이 4세 때부터 가학(家學)으로 학문을 익혔는데 동양 사상과 시문에 해박하고 시(詩), 서(書), 화(畵), 인(印)에 두루 능하여 진정한 문인화 정신을 계승했다고 할 수 있다. 산정은 지금껏 지은 시들을 공들여 모으지 않았다가 비로소 노년에 들어서야 한데 모아 책으로 출간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무송재시고(撫松齋詩稿)』(2018)다. 이는 실로 꽤 오랜 시간 공들인 작업의 결과물이었다. 산정이 지은 시들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한 소회를 비롯하여 자연과 경물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정들, 옛 추억에 대한 회고가 두루 담겨 있다. 더불어 ‘화인(畫人)’으로서의 자의식을 염두에 두면서 우주의 이치와 생의 의미를 간구((懇求)하는 내용이 많은 수를 차지한다.
문여기인文如其人, 글은 그 사람과 같다고 한다. 글 속에는 저자의 삶을 대하는 태도와 사상이 드러난다. 문학에서 말하는 기상론(氣象論)이란 바로 그가 만든 예술작품 속에 풍격을 비롯하여 사유와 기운이 응축되어 형상으로 나타남을 일컫는다. 산정의 시를 통해 우리는 화가인 그를 더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다. 직접 쓴 한시 속에서 그는 추구했던 가치, 애완했던 기물과 전각, 음악과 같은 취미를 언급하며 마치 고전 속 문인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실제로 산정은 “문기(文氣)는 저 광대 무한한 우주와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에너지다.”라고 하여 문인화 전통이 지닌 정신적 가치를 강조하였다.
그가 추구했던 예술관은 무극(無極)의 세계로, 초월과 무한, 순환의 에너지가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도(道)’의 에너지를 이르는 것이다. 생(生)은 그런 세계 안에 내재해 있다. 그리고 서세옥의 그림에 있어서 그것은 간결하고 응축된 형상으로 묘사된다. 추상은 간결함이 핵심이다. 시어와 문학적 함축성에 익숙하며 추상성이 가미된 글자인 ‘한자’를 체화한 산정에게 있어서 추상은 이미 익숙한 개념이었을 것이다. 운필과 먹이 지닌 상징적 의미를 그림이 안고 있다 한다면, 그의 시는 사고의 폭을 확장하고 그림에의 풍부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한시가 품고 있는 미발화의 공간 역시 회화적 여백과 맥락을 같이 한다.
울창한 소나무들과 대숲 사이, 성곽에 기댄 가옥에서 세월을 마주하며 시를 읊조리던 산정은 시구 속 전통적인 문인의 심상과 사유를 실제 삶을 통해 실천적 태도로 구현하고자 했던 지식인이었다. 이번 전시를 서세옥의 한시와 철학적 사유에 보다 심도 있게 접근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시인 산정의 글은 오늘의 언어로 다시 태어나고 그의 화도(畫道) 역시 현재의 감각으로 다시 불러오게 될 것이다. 그의 시가 그림과 같이 여전한 생명력과 여운으로 우리 곁에 남게 되기를 기대한다.
■ 작가 소개
산정 서세옥 (山丁 徐世鈺, Suh Se-Ok)
1929년 경북 대구 출생으로 호는 산정(山丁)
서울대학교 회화과 1회 졸업, 미국 로드아일랜드디자인대학교 명예 미술학 박사.
1949년 제1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 국무총리상, 제 3회 국전에서 문교부장관상을 수상
1954년부터 1995년까지 약 40여년 간 서울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
1955년 한국미술가협회, 1960년 묵림회 창립을 주도.
2008년부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성북구립미술관 명예관장 지냄.
성북구립미술관 분관으로 서세옥미술관 건립 추진중
■ 전시 개요
● 전시명: 2025 Summer Project 《허윤희: 영원은 순간 속에》
● 전시작가: 허윤희
● 전시장소: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134. 성북구립미술관 제 1, 2 전시실
● 전시기간: 2025.07.08.(화) – 09.07.(일) ※매주 월요일 휴관
● 관람시간: 화-일 10:00-18:00(입장마감 17:30)
● 관람료: 무료
● 문의: 성북구립미술관(02.6925.5011)
* 자료제공: 성북구립미술관
시인詩,人 산정 │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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