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관 개인전 │ Stems: 줄기들의 횡단면 (Cross-sec/ons of Stems)

Gestures in swimming pool ,Digital C-print, 187×720cm(each 180x187, 4pcs.), 2009, A Practice of Behavior 2009

권순관 개인전 │ Stems: 줄기들의 횡단면 (Cross-sec/ons of Stems)

● ‘시차적 마디’를 통해 도달하는 ‘존재의 극장’: 권순관 개인전 개최

사진 매체의 광학적 관습을 해체하고 이미지의 심층적 작동 기제를 탐구해 온 권순관 작가의 개인전
이 부산 space bv 에서 2026 년 4 월 3 일부터 6 월 6 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랫동안 축적해 온 사진 작업 방식을 하나의 흐름으로 종합하여, 이미지가 재현을 넘어 스스로 의미와 상황을 만들어내는 ‘작동 장치’임을 드러낸다.

● ‘Stems(줄기들)’: 시간의 생장과 횡단면의 조우

전시의 핵심 개념인 ‘Stems(줄기들)’는 권순관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유기적 비유다. 작가는 자신의 연작들을 각각 독립적으로 성장해 온 식물의 줄기로 바라보고, 이번 전시에서는 이 줄기들이 특정 순간에 잘린 ‘횡단면’처럼 공간 안에 펼쳐지는 구조를 설계했다.
관객은 과거에서 현재로 흐르는 연대기적 질서 대신, 서로 다른 시기에 제작된 이미지들이 한 공간에서 부딪히고 어긋나는 비선형적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배치는 중심을 상정하지 않은 이미지들 사이의 관계와 긴장을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며, 각 이미지가 지닌 고유한 시간성이 현재의 공간 안에서 어떻게 우연하게 재구성되는지를 목격하게 한다.

● 재현의 실패에서 ‘존재론적 기계’로의 전환

권순관의 작업은 ‘이미지가 무엇을 보여주는가’보다 ‘이미지가 어떻게 현실을 만들어내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초기작 「영역으로부터 고립되다」(2004–2005)에서 그는 대상을 완전히 통제하려 했던 시도의 실패를 드러내며, 사진이 현실을 전달하는 투명한 창이 아니라 하나의 ‘불투명한 평면’임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관객은 이미지 너머를 보기보다, 이미지와 현실이 분리되어 있다는 실존적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이러한 탐구는 「Gestures in Swimming Pool」등에 이르러 한층 더 심화된다. 여기서 인간의 신체는 감정을 표현하는 주체가 아니라 빛, 색, 물질과 함께 하나의 사진적 요소(데이터)로 작동한다. 이미지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스스로 새로운 장면을 생성하는 장(Field)이자 ‘존재론적 기계’가 되며, 보는 행위 또한 그 안에서 발생하는 하나의 사건으로 전환된다.

● 지각의 정치학: 공적 서사의 해체와 ‘시차적 마디’

작가는 이미지의 존재론을 넘어 공적 서사와 아카이브 체계를 해체하는 ‘지각의 정치학’으로 범위를 확장한다. 그는 역사적 사건의 장소에서 대상의 현존보다, 현존의 환영으로서 남겨진 흔적을 쫓는다. 역사의 시간 속 학살과 죽음 등 폭력의 흔적을 살피거나 우연히 발견한 자료실의 신문 기사, 도판, 개인의 수기, 기념 사진 등을 수집하여 수평적으로 재배치한다.
특히 작가는 허구적 글쓰기를 통해 현실 너머에 감추어진 ‘시차적 마디’를 재구성한다. ‘시차적 마디’는 전체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하나의 체계로 묶이지 않고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어긋난 채 맞물려 있는 접합 지점이다. 기록된 문장들 사이로 흘러내린 기억의 잔상들이 거주할 수 있는 틈새를 마련한다. 이로써 전시 공간은 이미지와 실재의 경계를 넘어 기억과 시간, 역사와 허구적 상상이 중첩되며 발생하는 거대한 ‘작동 기제’를 조망하는 현장으로 변모한다.

● 7 미터 대형 구조물이 제안하는 공간적 수행성

전시장 내부에는 수직과 수평의 철재와 목재 파이프가 교차하는 약 7 미터 규모의 구조물이 여러 개 설치되어 공간의 물리적 특성을 극대화한다. 관객은 이 다층적 구조물 사이를 이동하며 서로 다른 층위의 장면들을 입체적으로 겹쳐 보게 된다. 이미지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만 결코 완전히 진입할 수는 없는 이 감각적 체험은, 이미지와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물리적 거리감을 신체적으로 자각하게 한다. 특히 전시공간 1 층에서 2 층으로 이어지는 동선은 이미지와 현실에 대한 감각이 교차하며, 서로 완전히 겹치지 않은 채 공존하는 작가의 세계관을 신체적 진실로 받아들이게 한다. 권순관이 설계한 ‘존재의 극장’은 고정된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관객은 전시 공간 속을 걸으며 파편화된 이미지들을 스스로 연결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이미지들이 교차하는 서사 안에서 자신의 위치와 시선을 새롭게 인식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권순관은 사진을 매개로 영상, 사운드, 설치, 글쓰기를 넘나들며 이미지와 현실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다. 이번 개인전 은 사진 작업을 중심으로 이미지가 세계를 구성하는 방식을 압축적으로 제시하는 형식적 실험이다. 이는 ‘이미지의 존재 방식, 인식의 조건, 경험의 구조’라는 동시대 미술의 핵심 질문을 공간적으로 구현하여 관객의 사유와 경험을 유도한다. 이번 전시는 그의 작업세계를 하나의 응축된 구조 안에서 집중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함께, 권순관 작가의 삶과 예술이 교차하는 이미지 줄기들의 단면이 펼쳐지는 정원을 걸어보자.

■ 작가 소개

권순관 Kwon SunKwan

1973 년 출생. 상명대학교 사진학과에서 사진을 전공한 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에서 사진, 영상, 설치미술 등 매체 실험 전반을 폭넓게 탐구했다. 그는 일찍이 대안공간 풀, 성곡미술관, 학고재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주목받았으며, 다수의 국내외 기획전에 참여하며 작업의 범주를 꾸준히 확장해왔다. 2007 년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상〉을 수상하며 한국 미술계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같은 해 5·18 기념재단의 요청으로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작업을 수행하며 역사적 현실과 이미지의 간극을 다루는 시각적 언어를 보다 명확하게 구축했다.
이후 2007–2008 년 쌈지스페이스 스튜디오 프로그램과 2009–2010 년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해 다양한 현장 기반 리서치를 진행했다. 2015 년 자그레브 국립현대미술관 아티스트 레지던스에 참여하며 코소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 발칸 지역에서 작업했다. 2018 년 학고재에서 열린 개인전 ‘부초와 뼈 The Mulch and Bones’는 작가의 장기적 성과를 집약한 전시로 평가된다. 최근에 열린 개인전 ‘Polyhedral Masses: 다면체적 물체’ 에서 자신의 핵심 세계를 정교한 방식으로 펼쳐냈다.

그 외 부산국제사진제, 폴란드 브로츠와프(Wrocław) 등 국제 무대에서 아시아 사진가들과 함께 전시하며 활동 범위를 넓혀 왔으며, 부에노스아이레스· 브뤼셀· 오타와 등지에서 서울을 소개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또한 전쟁 후 폐허가 된 도시와 자카르타 공장, 아쌈의 고원지대 등 여러 장소를 탐방하며 이미지와 현실의 균열, 그 사이 공간을 탐구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권순관은 장소 탐색을 기반으로 한 장기적 리서치와 매체 실험을 중심으로, 매 전시마다 새로운 방식으로 시각적 구조를 확장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현실과 이미지 사이의 보이지 않는 틈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며, 연구자적 태도, 현장성, 감각적 밀도를 동시에 갖춘 작업 세계로 평가받는다.

■ 전시 개요
● 전시기간: 2026. 04. 03(금) – 06. 06(토)
● 운영시간: 11:00 – 18:00 (일·월 휴관)
● 장소: space bv (부산 금정구 체육공원로 595)
● 문의: sp********@***il.com

* 자료제공: space bv

■ 공간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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