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과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예술로 하나의 ‘군도’를 만든다
space bv × La Regenta Art Center 국제예술교류 프로젝트
《군도랩: Archipelago Lab》 8월 21일 부산에서 시작
부산의 예술가 자치공간 space bv와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의 공공 현대미술기관 La Regenta Art Center가 함께하는 장기 국제예술교류 프로젝트 《군도랩: Archipelago Lab》이 오는 8월 21일 부산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부산과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를 오가며 전시와 레지던시, 리서치, 공연, 워크숍을 이어가는 이번 프로젝트는 독립 예술 공간과 해외 공공미술기관이 동등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지속 가능한 국제교류 모델을 실험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군도랩: Archipelago Lab》은 부산과 카나리아 제도라는 서로 다른 두 해안 지역을 ‘군도(Archipelago)’라는 개념으로 연결한다. 각각의 예술가를 독립된 하나의 ‘섬’으로 바라보고, 서로 다른 지역과 언어, 문화적 배경과 작업세계가 리서치와 전시, 레지던시를 통해 연결되며 하나의 군도를 만들어가는 협업 구조다.
부산과 카나리아 제도는 약 1만8,000km 이상 떨어져 있지만, 해안과 항구를 중심으로 이동과 교역, 이주와 정착, 중심과 주변의 역사가 축적되어 왔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프로젝트는 이러한 장소적 조건에서 출발해 자연환경뿐 아니라 이동과 경계, 환경문제, 디아스포라, 지역의 기억과 사회적 관계 등 동시대의 다양한 문제를 시각예술의 언어로 탐색한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부산의 예술가 자치공간과 스페인 공공미술기관의 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카나리아 제도 정부가 운영하는 La Regenta Art Center는 전시와 자료센터, 교육 프로그램, 작가 레지던시 등을 운영하는 지역의 주요 현대미술 공공 플랫폼이다.
space bv는 부산을 기반으로 프로젝트 총괄기획과 국내 전시, 레지던시, 공공 프로그램을 담당하며, La Regenta Art Center는 스페인 현지 공동기획과 레지던시, 전시 및 지역 네트워크를 담당한다.

부산에서 시작해 카나리아 제도로 이어지는 양방향 프로젝트
PART 1. 부산 space bv
2026. 8. 21. – 10. 17.
부산에서 진행되는 《Archipelago Lab PART 1》은 8월 21일부터 10월 17일까지 세 단계의 전시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프로그램은 8월 21일부터 9월 5일까지 열리는 강대운 작가의 인터랙티브 미디어 프로젝트 《Visunium》이다.
수년간 한국과 스페인을 오가며 활동해온 강대운은 프로그래밍과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이미지와 사운드, 공간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이미지와 사운드,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설치 등을 선보인다.
강대운의 《Visunium 비주니엄》은 작가가 해외에서 이주자로 살아오며 경험한 정체성의 변화에서 출발한다.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 그는 정체성을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이러한 관점은 서로 다른 섬들이 각자의 고유성을 유지하면서도 연결되는 에두아르 글리상의 ‘군도적 사고’와 맞닿아 있다. 《Visunium》은 관객의 움직임, 실시간 데이터, 자연환경 데이터, AI와 알고리즘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매 순간 새로운 이미지와 사운드를 생성한다.
각각의 요소가 하나의 중심 없이 연결되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Visunium》은 부산과 카나리아 제도의 서로 다른 지역과 예술가들을 연결하는 《군도랩: Archipelago Lab》의 개념을 감각적으로 구현하는 작품이다.
그는 이번 스페인과의 교류에서 현지 공동기획으로 참여하며 본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전시 개막일인 8월 21일 오후 6시에는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의 3인조 전자음악 그룹 ‘Lagoss’의 라이브 퍼포먼스가 space bv에서 열린다.
Lagoss는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부산과 제주, 서울을 연결하는 국내 순회공연도 진행한다. 8월 20일 부산 오방가르드를 시작으로 21일 space bv, 23일 제주 요이땅 삐삐 공연, 27일 서울 KOTE, 28일 서울 ACS, 30일 서울 Visla FM 등에서 한국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이어 9월 8일부터 26일까지는 한국과 스페인의 참여작가들이 함께하는 기획전과 연구 공유 프로그램이 열린다.
한국에서는 김춘자, 권순관, 강대운, 이정윤이 참여하고, 스페인에서는 Carla Fernández가 참여한다. 각 작가는 회화, 사진, 영상, 설치, 미디어 등 서로 다른 매체를 통해 ‘군도’라는 개념과 장소, 이동, 환경, 기억의 문제를 각자의 시각으로 풀어낸다.
9월 29일부터 10월 17일까지는 스페인 초청 레지던시 작가 Carla Fernández의 부산 체류 결과보고전과 아티스트 토크가 이어진다. 전시 기간에는 시민 참여 워크숍과 작가·기획자 대화 등 다양한 공공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스페인 작가 Carla Fernández, 부산 space bv에서 머물며 《18,700 km》 제작
이번 프로젝트에서 특히 주목되는 프로그램은 La Regenta Art Center 국제공모를 통해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스페인 작가 Carla Fernández의 부산 레지던시다.
Carla Fernández는 카나리아 제도 정부의 지원을 받아 《Archipelago Lab》의 첫 번째 space bv 단기 레지던시 작가로 부산에 체류하며 새로운 작업을 제작한다.
예술과 시청각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Fernández는 영상과 사진을 기반으로 사회적 관계와 정체성, 장소와 영토의 문제를 탐구해왔다. Matadero Madrid, Mediapro Labs Madrid, CANNESERIES Unlimited 등 다양한 시청각 프로젝트와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최근에는 영화적 경험을 설치와 비주얼 에세이의 형식으로 확장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신작 프로젝트 《18,700 km》를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는 1960년대 원양어업을 계기로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라스팔마스에 형성된 한국인 디아스포라의 역사에서 출발한다.
당시 라스팔마스는 한국 원양어업의 주요 거점 가운데 하나였으며, 일시적인 경제적 이동으로 시작된 한국인의 정착은 이후 유럽에서도 오랜 역사를 가진 한인 공동체 가운데 하나로 이어졌다.
Fernández는 이 역사를 과거의 기록에 머물게 하지 않고, 오늘날 그곳에 살아가는 후속 세대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집단기억과 혼종적 정체성, 소속감, 문화유산의 계승, 그리고 물리적 고향과 멀어진 세대가 자신의 뿌리를 어떻게 기억하는가를 영상과 사진, 인터뷰와 장소 리서치를 통해 탐구할 예정이다.
부산에서 진행되는 리서치와 제작 과정 역시 작품의 중요한 일부가 되며, 그 결과는 9월 29일부터 space bv에서 공개된다.

PART 2. 한국 작가들, 11월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로 이동
La Regenta Art Center에서 리서치·레지던시·전시
《Archipelago Lab》은 부산에서 끝나지 않는다.
오는 11월 18일부터 12월 15일까지 한국 참여작가들은 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라스팔마스에서 현지 리서치와 신작 제작을 위한 레지던시를 진행한다.
이어 12월 3일부터 31일까지 La Regenta Art Center에서 《Archipelago Lab》 전시가 개최된다. 현지 시민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과 아티스트 토크 등 공공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한국에서는 이정윤, 강대운, 김춘자, 권순관이 참여한다.
총괄기획을 맡은 이정윤을 비롯해 한국과 스페인을 오가며 활동해온 미디어아티스트 강대운, 부산을 기반으로 오랫동안 생명과 자연의 감각을 회화로 탐구해온 김춘자, 해안과 장소에 축적된 정치·사회적 의미와 기억을 사진으로 연구해온 권순관이 각자의 매체와 시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2024년 한 번의 초대에서 시작해 2026년 기관 간 협력으로 부산과 카나리아 제도의 연결은 단기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교류의 출발점은 2024년 이정윤이 카나리아 제도의 전자음악·예술축제 Keroxen에 설치미술 작가로 초청되면서 시작됐다. 이정윤과 함께 작업을 이어온 무용가 박연정은 한국적 퍼포먼스를 전자음악과 현장에서 협업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후 2025년에는 박연정무용단이 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강대운, 이정윤, 김민영, Manolo Rodriguez, Paula Quintana 등이 참여해 무용과 국악, 전자음악, 시각예술을 연결한 다원예술 프로젝트 《하얀 그림자》공연과 워크숍을 스페인 Keroxen 음악축제와 라스팔마스의 Martín Chirino Foundation에서 진행하며 현지 예술가 및 기관과의 협력을 확장했다. 이러한 교류는 2026년 space bv와 La Regenta Art Center의 MOU 체결로 이어졌다.
올해는 space bv에서 개인전을 진행한 김춘자, 강대운, 권순관과 총괄기획자 이정윤이 함께 참여해 부산과 카나리아 제도를 오가는 전시와 레지던시, 리서치 프로젝트로 교류의 규모를 확장한다.
이번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것은 단발적인 해외 전시나 일회성 레지던시가 아니다.
공공미술기관이 가진 제도적 인프라와 예술가 자치공간이 가진 실험성·기동성을 결합해, 지역과 지역이 장기적으로 연결되는 국제예술협업 구조를 만드는 것이 《Archipelago Lab》의 목표다.
space bv는 이번 교류를 시작으로 향후 참여 작가와 기관, 도시를 확장하며 ‘군도’라는 개념 아래 독립된 지역과 예술가들이 느슨하지만 지속적으로 연결되는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부산의 공공기관과 문화예술기관, 기업 등 공공·민간 영역의 관심과 협력 역시 향후 이러한 국제협업 모델을 지속하고 확장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6년 《Archipelago Lab》은 부산문화재단 ‘2026년도 부산문화예술지원사업 《확산지원》 국제예술교류(교류지원)’의 지원을 받아 추진된다.
■ 프로젝트 개요
1. 《군도랩: Archipelago Lab》
● 분야: 시각예술 — 영상·회화·사진·설치·미디어아트
● 기간: 2026. 8. 21. – 12. 31.
● 주최·주관: 붐빌(space bv). Visumium
● 협력: La Regenta Art Center, Spain
● 후원: 부산문화재단
2. 부산 프로그램 | space bv
● 8.21 – 9.5: 강대운 《Visunium》
● 8.21 오후 6시 오프닝: 스페인 전자음악 그룹 Lagoss 라이브 퍼포먼스
● 9.8 – 9.26
– 한국·스페인 참여작가 기획전 및 연구 공유 프로그램
– 참여작가: 김춘자, 권순관, 강대운, 이정윤, Carla Fernández
● 9.29 – 10.17
– Carla Fernández 부산 레지던시 결과보고전
– 아티스트 토크 및 연계 프로그램
3. 스페인 프로그램 | La Regenta Art Center, Las Palmas
● 11.18 – 12.15: 카나리아 제도 현지 리서치 및 레지던시
● 12.3 – 12.31
– 《Archipelago Lab》 전시
– 시민 워크숍 및 아티스트 토크
– 한국 참여작가: 이정윤, 강대운, 김춘자, 권순관
* 자료제공: space b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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