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 뱀보다 두려운 것은

전시 │ 뱀보다 두려운 것은

이번 《뱀보다 두려운 것은》 전시는 우리가 나눈 권태에 관한 편지로부터 출발하였습니다. 서사의 중심에 놓인 ‘뱀’은 일상을 잠식하는 권태의 감각에 대한 은유입니다. 이 뱀이 도사리고 있는 ‘비웃던 산’은 과거 우리가 비웃었으나 결국 마주할 수밖에 없었던 다시 올라야 할 극복의 대상입니다.

전시장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폴리카보네이트 반투명 가벽은 그 너머의 대상을 명료하게 드러내지 않으며, 사물에 대한 인식을 모호하게 흐려놓습니다. 관람의 보편적 경험인 ‘편안한 관찰’로부터 관객을 의도적으로 소외시키는 이 구조물은 일상을 잠식하는 권태의 물질적 상징이자, 우리를 집어삼킨 ‘뱀의 몸속’ 그 자체를 시각화합니다.

여기서 ‘뱀’은 고정된 형태가 아닌, 언제 어떤 모습으로든 다가올 수 있는 가변적인 감각의 경험입니다. 뱀이 허물을 벗듯 끊임없이 질감을 바꾸며 다가오는 권태 앞에서, 세 명의 작가는 《뱀보다 두려운 것은》이라는 하나의 큰 질문 아래 각자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진단하며, 가벽의 안팎으로 관계 맺는 조각들을 배치합니다.

벽의 안과 밖, 경계와 틈새에 놓인 조각들은 관객의 동선을 유연하게 유도합니다. 관객은 분리된 공간을 가로지르는 신체적 움직임을 통해, 권태에 가까워졌다 멀어지는 감각의 층위들을 입체적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전시는 일상의 안락함에 따라다니는 권태에 대해 단정적인 해답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다만 출구와 입구가 모호한 공간, 그 안에서 무한히 반복되는 싫증 속을 탐험하면서도, 우리 모두가 각자의 ‘비웃던 산’을 향해 걸어 오르기를 희망합니다.

■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는 예술의전당 앞 지하보도를 활용하여 청년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 전시 개요

● 전시명: 《뱀보다 두려운 것은》
● 전시기간: 2026. 6. 25 ~ 7. 18
● 관람시간: 화-일 11:00-22:00 (월, 공휴일 휴무)
● 전시공간: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 예술의전당 앞 지하보도.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
● 주최: 서초구청

* 자료제공: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

■ 공간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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